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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행기 4편 - 콜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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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온 달러 하이웨이. 우리 말로 백만 불짜리 하이웨이. 기억하기 참 편하죠 ㅎ 이름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는데, 그중 가장 유력한 건 짓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라고 합니다. 절벽을 깎아 만드느라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었다네요.
가드레일이 없는 커브길이라 위험하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해서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출발했는데 글쎄요… 한겨울에 얼어붙은 빙판길로 변하면 모를까 딱히 위험한지 모르겠습니다. 절벽이라 굴러 떨어지면 죽겠지만 남편 말대로 어디든 높은 데서 굴러 떨어지면 죽는 거고.. 그보다는 풍경이 백만 불짜리입니다(실제로 이름 유래의 하나라고 합니다).


마침 단풍이 한창입니다. 우리는 굳이 단풍 구경하러 집 나서는 타입은 아닌데 아름답긴 합니다. 천조국은 단풍조차 스케일이 후덜덜합니다. 대부분 자작나무로 보입니다.






가다 보면 폐허가 된 집들이 여러 채 보이는데, 과거 이 일대 전체가 엄청 잘 나가는 금광, 은광촌이었다고 합니다. 캐낸 광석을 실어 나르기 위해 개척자 중 한 명이 험난한 협곡을 뚫어 마차 길을 처음 만들었고 이게 현재 밀리온 달러 하이웨이의 시초라고 합니다. 쇼우 미 더 머니~~ 자본주의의 추진력이란… 호불호를 떠나 혁신을 불러오고 이 세상을 발전시키는 건 결국 부에 대한 욕망 같습니다.
오전 일찍 구경 잘 마치고 빠져나온 후 오후엔 글렌우드 협곡 드라이브를 떠납니다. 지형 자체가 워낙 험하고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 과정에만 수십 년이 걸려 현대 토목 건축의 대단원 같은 상징성을 가진 곳이라고 합니다. 콜로라도 강이 바로 옆에 붙어가는 구간도 있는데, 이틀 전 데드 호스 포인트에서 본 콜로라도 강은 녹색이었는데 비라도 왔는지 여기는 적색 흙탕물입니다. 실망하는 저에게 남편은 이게 콜로라도 강의 본질일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앞에 협곡이 시작됩니다… 그 사이로 들어섭니다. 아… 규모가 압도적이네요. 하늘이 잘 안 보일 정도입니다. 여기에 낙석 하나 떨어지면 우회해 돌아가는 데만 몇 시간 걸린다고 합니다 ㅎ;;




다음 날은 콜로라도의 상징과도 같은 윈도우 단골 배경화면인 마룬 벨스입니다. 사실 이런 부류의 풍경은 캐나다 로키산맥이 몇 수 위인 거 같지만 이왕 이까지 온 거 보고 가야죠… 이렇게 상징성에 연연하는 세속적인 존재라니..




여기는 출입이 예약제입니다. 자차로 가려면 오전 8시까진가 도착해야 하는데 예약 경쟁에서 밀려나 대부분 우리처럼 셔틀버스를 많이 이용하는 거 같습니다. 마룬 벨스가 호수에 반영되는 걸 보려면 바람이 잔잔한 오전 일찍 가야 한다기에 7시 셔틀을 예약했는데 가보니 줄을 쳐놓고 안으로는 못 들어가게 해 반영된 모습을 제대로 찍기가 힘들더라구요.
춥다는 거 미리 알고 나름 무장을 하고 갔는데도 이가 덜덜 떨릴 정도로 춥습니다. 해가 높이 뜨면서 산에 드리운 그림자가 걷히며 풍경의 색채감도 살아나고 저희도 비로소 살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느낀 건데 일몰, 일출이 제일 아름답다 하지만 전문 사진사 아닌 우리 같은 나이든 일반인은 해가 하늘에 어느정도 제대로 걸려있는 시간대가 베스트 같습니다.
근데 여긴 풍경만큼이나 셔틀버스 타는 데 있는 주차장의 주차비가 인상적(?) 이었습니다. 3시간에 거의 5만원… 하하하… 정신건강을 위해 기부한 거라고 여기기로..
인디펜던스 패스 등을 거쳐 다음 날 비행을 위해 덴버로 향합니다. 가는 길에 또다시 단풍 구경 원 없이 합니다.

가다 마주친 사슴 아닌 산양 가족입니다.





가는 길에 덴버란 이름에 대해 남편과 제가 가지고 있던 상이한 지식이 사실은 하나였음을 발견합니다. 전 미국 어딘가의 지명으로, 남편은 존 덴버라는 가수 이름으로 알고 있었는데 검색해보니 이 가수가 고향이 덴버가 아님에도 콜로라도의 대자연에 반해 자기 예명을 덴버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대표곡인 Take Me Home, Country Roads를 들으며 계속 달립니다.
덴버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이번 여행 처음으로 심각한 교통체증을 겪습니다. 시골(?) 도시가 이렇게 밀릴 일인가 의아했는데, 미국에서 가장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지역 중 하나라 인프라가 인구 증가 속도를 못 따라가 그런답니다. 도심을 가로지르지 않고 외곽 도로를 통해서만 공항 쪽으로 이동했는데 저 멀리 보이는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깔끔하고 귀엽습니다. 은근히…아니 대놓고 까다로운 남편이 이 도시에 급 호감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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