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빼면 적자라는 말이 웃긴 이유

한국 경제 얘기만 나오면 꼭 나오는 말이 있죠.
한국이 일본의 수출을 넘으면서 일뽕들의 논리인데
반도체 빼면 무역수지 적자다.
근데 이 말이 웃긴 이유가 있습니다.
반도체 수출은 통째로 빼면서, 반도체 만들려고 수입하는 장비·소재·부품은 그대로 남겨둡니다.
노광장비도 수입하고, 웨이퍼나 각종 소재도 수입하고, 부품과 중간재도 들어오는데
정말 반도체 산업이 없다고 가정할 거면 이런 수입도 같이 줄어드는 게 정상 아닌가요?
그런데 계산은 아주 간단합니다.
반도체 수출만 삭제.
관련 수입은 그대로.
그리고는
봐라, 한국은 반도체 없으면 적자다.
이렇게 결론 내립니다.
이런 식이면 어느 나라든 주력 산업 하나 빼고 숫자 만들 수 있죠.
그런데 일본 비교할 때는 갑자기 기준이 달라집니다.
일본은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1차소득이 크다고 엄청 대단한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그 돈이 전부 일본 국내로 들어오는 것도 아닙니다.
해외 자회사가 벌어서 현지에 남겨두거나 다시 해외에 재투자하는 이익도 일본의 해외소득으로 통계에 잡힙니다.
뭐 이해는 합니다. 일본에 가지고 오지 않아야 계속 돈이 되기 때문이긴 하죠.
즉 숫자상으로는 일본이 번 돈이지만, 실제 일본 본토로 들어와 내수에 풀리는 돈은 생각보다 많이 적다는 얘기입니다.
근데 비교는 이렇게 하죠.
한국은 제일 잘하는 반도체를 빼고 봐야 하고,
일본은 해외에 남아 있는 수익까지 전부 일본의 힘으로 봐야 한다.
참 편한 비교입니다.
한국 강점은 빼고,
일본 강점은 최대치로 잡고.
그다음에
한국은 반도체 하나뿐이고 일본은 역시 탄탄하다
물론 한국이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건 맞습니다.
근데 반도체가 한국의 약점이라서 빼야 하는 게 아니라, 지금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산업 중 하나라서 무역흑자를 만드는 겁니다.
일본도 자동차 빼고 계산하면 어떨까요?
해외투자소득도 실제 일본으로 송금된 돈만 따로 떼서 보면 어떨까요?
아마 그때는 또
그것도 일본의 경쟁력인데 왜 빼냐
이런 말이 나오겠죠.
맞습니다.
그게 경쟁력이니까 빼면 안 되는 겁니다.
그래서 반도체 빼면 적자라는 말이 웃긴 겁니다.
한국은 제일 잘하는 걸 빼고 평가하고,
일본은 제일 잘하는 걸 최대한 포함해서 평가하니까요.
그건 비교라기보다 그냥 결론을 먼저 정해놓고 숫자를 맞추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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