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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를 보면 하이브가 감이 없는 것 같음

먼저 전제로 깔고 가야 할 게 있음.
원희는 지금도 인기 있는 멤버임.
아일릿 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편이고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스타성도 있다고 생각함.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원희의 인기가 없어졌다”가 아님.
정확히는
“데뷔 초 원희가 보여줬던 폭발적인 스타성에 비해서 지금은 왜 그 힘이 조금 약해졌을까?”
에 대한 이야기임.
나는 그 이유 중 하나가 하이브가 원희라는 캐릭터의 희소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데뷔 초 원희가 눈에 들어왔던 이유는 단순히 예뻐서가 아니었음.
둥근 얼굴과 볼살, 아직 연예인화되지 않은 느낌, 어딘가 어설픈 표정과 행동, 그리고 다른 아이돌에게서는 보기 힘든 일반인 같은 자연스러움이 있었음.
심지어 당시에는 춤이나 노래가 완성되지 않은 모습조차 원희라는 캐릭터의 일부였다고 생각함.
다른 멤버들이 이미 완성된 아이돌처럼 보일 때 원희 혼자
“갑자기 아이돌이 되어버린 평범한 여자아이”
같은 느낌이 있었음.
그게 엄청난 희소성이었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원희가 살을 빼고 스타일링도 일반적인 여자아이돌의 문법에 가까워지고, 본인도 아이돌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이 특이한 느낌이 점점 약해졌다고 생각함.
물론 지금이 더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거임.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예뻐졌느냐 아니냐가 아님.
아이돌 시장에는 이미 예쁜 여자아이돌이 수십 명 있음.
데뷔 초 원희 같은 여자아이돌은 원희밖에 없었음.
이 차이가 굉장히 크다고 봄.
결국 원희가 덜 매력적인 사람이 된 게 아니라,
원희의 대체 불가능성이 조금 약해진 것에 가까움.
그리고 나는 이 부분에서 하이브가 아쉽다고 생각함.
물론 원희가 살을 뺀 게 본인의 선택인지 회사의 방향이었는지는 우리가 알 수 없음.
그리고 당연히 최종적인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게 맞음.
하지만 대형 기획사에는 매니저도 있고 스타일리스트도 있고 콘셉트·비주얼을 담당하는 사람들도 있음.
그 사람들이 해야 하는 일 중 하나가
“왜 이 멤버에게 사람들이 반응하는가?”
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함.
만약 회사가 원희의 둥근 얼굴과 풋풋함, 조금은 어설픈 모습이 대중에게 먹히고 있다는 걸 정확하게 파악했다면 최소한
“이 이미지가 원희에게 굉장히 큰 경쟁력이다.”
라는 방향의 조언은 해줄 수 있었어야 한다고 봄.
아이돌 시장에서 모든 단점을 없애고 평균점을 높이는 것과 스타를 만드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임.
장원영은 장원영다워야 하고,
카리나는 카리나다워야 하고,
제니는 제니다워야 함.
원희 역시 원희다워야 했음.
하이브가 해야 했던 건 원희를 다른 예쁜 여자아이돌의 정석에 가까워지게 만드는 게 아니라,
수많은 연습생 중 왜 사람들이 원희를 기억했는지를 찾아서 그 부분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었다고 생각함.
그런데 지금은
“독특해서 눈에 들어오는 원희”에서
“그냥 예쁜 여자아이돌 원희”로 조금씩 이동한 느낌임.
그래서 인기가 없어진 건 아님.
여전히 인기 있고, 여전히 스타성이 있다고 생각함.
다만 데뷔 초에는 어디까지 올라갈지 궁금했던 멤버였는데, 지금은 그 기대치가 조금 낮아진 것임.
그리고 이제 와서 데뷔 초 원희를 그대로 복원하려는 것도 답은 아니라고 생각함.
사람은 변함.
원희는 이제 데뷔 당시의 신인도 아니고 아이돌 생활에도 익숙해졌음.
다시 볼살을 만들고 옛날 헤어스타일을 하고 일부러 어설프게 행동한다고 해서 그때의 신선함이 돌아오는 것도 아님.
오히려 억지로 과거를 재현하면 더 부자연스러울 수 있음.
그래서 지금 하이브가 해야 할 건
“옛날 원희 되찾기”가 아니라
“두 번째 원희 만들기”라고 생각함.
지금의 외모와 나이, 경험에 맞으면서도 다른 여자아이돌과 확실하게 구별되는 새로운 캐릭터를 빨리 찾아야 함.
스타일링일 수도 있고, 예능에서의 캐릭터일 수도 있고, 자체 콘텐츠에서 보여주는 성격일 수도 있음.
중요한 건 다시
“이건 원희밖에 못 한다”
라는 게 생겨야 한다는 것임.
그리고 이건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 않다고 봄.
아이돌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음.
1~2년 동안 그냥 예쁜 여자아이돌 중 한 명으로 소비되기 시작하면 대중이 기억하고 있던 원희의 특별함도 점점 희미해질 수 있음.
반대로 원희는 이미 한 번 사람들이 자신에게 강하게 반응한다는 걸 증명한 멤버임.
그러니까 재료가 없는 게 아님.
한 번 스타성을 보여준 사람이기 때문에 두 번째 캐릭터만 제대로 잡아준다면 다시 강하게 올라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함.
그래서 나는 원희 개인보다 오히려 하이브가 아쉬움.
하이브가 아이돌을 잘 만드는 회사인 건 맞을 수 있음.
그런데
왜 어떤 아이돌이 스타가 되는지를 이해하고,
그 스타의 모습이 변했을 때 다음 스타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인가?
원희를 보면 그 부분에는 아직 의문이 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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