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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티키 미서부 여행기 (06) - 피닉스 사막에서 열기구 탑승하기



컨티키 미서부 여행의 4일 째 새벽입니다.
피닉스에서 열기구 투어를 신청한 사람들은 새벽 5시까지 모여 열기구 타는 곳으로 모이랍니다.
열기구 탑승 비용은 US$ 167 달러.
꽤나 만만치 않은 비용이긴 합니다만 언제 또 이곳에서 열기구를 타 볼 수 있겠습니까. 일단 신청하고 봅니다

간밤에도 다들 늦게까지 놀다 잠들었지만, 제 시각에 잘도 모였군요.
잠이 덜 깬 채로 대충 입고 뛰어 나갔는데, 마리아의 생글생글한 표정을 보니 잠을 깨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피닉스 숙소에서 30분을 달려 어딘 지 모를 벌판에 도착했습니다.
해가 슬슬 떠오르려고 먼 하늘엔 여명이 밝아오고 있네요.

해돋이가 시작되려 합니다. 열심히 카메라 세팅해놓고 해돋이 장면을 찍을라카는데 타이밍 맞춰 마리아가 뷰파인더로 들어오네요.
아주 훌륭한 자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사진 셔틀 좀 했더니, 자신의 파파라치라 부르기 시작합니다. 아니 지가 뛰어 들어 와놓고...
어쨌든 파파라치 하죠 뭐.
이때부터 다른 친구들도 죄다 저를 파피라 불러댑니다.

해돋이 전에 열기구 띄울 준비를 끝냈어야 하는데, 조금 늦었답니다.
열기구 직원들이 열심히 뒤늦은 작업을 하고 있지만 열기구 위에서 해돋이를 볼 수 없는 것은 아쉽군요.

저 멀리선 일찍 도착한 다른 손님들의 열기구에 공기를 채우고 거의 뜨기 일보직전으로 보입니다.
우리 열기구는 이제 바구니 하나 내려놓았던데, 언제 뜨나 괜히 조바심 나네요.

열기구가 준비되는 동안 주변 풍경을 더 구경해 봅니다.
미국의 사막답게 아주 거대한 선인장도 볼 수 있군요.
거의 3~4m에 이르는 생각도 못해본 크기의 선인장입니다.

공기펌프(?)를 이용해서 열기구 내부에 공기를 불어넣고 있지만 완전히 구형이 되기 전까진 균형이 잘 맞지 않습니다. 강력한 열기를 함께 내뿜어 점점 빵빵하게 만들고 있네요.
바닥에 단단히 고정된 줄이 없었더라면 어디로 돌지 모릅니다.

준비된 열기구부터 출발!
아침부터 쨍쨍한 사막의 하늘 빛깔과 열기구가 참 잘 어울립니다.


열기구들은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문양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유명한 나바호 족의 전통 문양을 그린 열기구도 뜨고 있네요.
나바호 족은 미국의 남서부에서 살아온 인디언을 대표하는 부족이라는군요.

여기저기서 한꺼번에 열기구들이 부풀어 오르면서 공간을 꽉 채웁니다.
날아갈 틈도 안보여!

한참을 기다린 끝에 저희가 탈 열기구도 이륙 준비가 완료됐습니다.
저 바구니 안에 선장님 포함 13명이 탑승하게 됩니다.
바구니 찢어지는 거 아닌지 살짝 걱정스럽네요.

사막의 햇빛이 내뿜는 열기도 뜨겁지만, 바로 머리 위에서 휙휙 뿜어내는 불곷의 열기도 장난이 아닙니다.
머리에서 오징어 타는 냄새가 나는 것만 같아요.

열기구가 두둥실 떠오릅니다.
생각보다 승차감이 좋습니다. 어떠한 요동도 느껴지지 않고 그냥 붕~뜨는 기분입니다.
탑승 전에 투어 매니져 딜런이 매우 스테이블하니 겁먹을 필요 없다고 말해줬는데, 이정도로 편안한 느낌이 들 줄은 몰랐네요.

지면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열기구가 꼴찌인 줄 알았는데, 아직 못 뜬 팀도 있네요.


열기구도 항로가 정해져 있는지 나란히 빨래줄에 걸린 것처럼 일렬로 날아가고 있습니다.
소노란 사막의 아침 풍경이 참 평온하네요.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열기구를 타지 못하여 고향으로 날아가지 못한 게 참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편하게 갈 수 있는 걸....

단체 사진을 시도해봤는데, 광각이라 대충 찍어도 다 나올 줄 알고 대충 찍었더니 아래 친구들은 다 잘려버렸네요.
마리아만 잘 나오면 큰 상관은 없습니다만....

이 동네는 뭐할게 있다고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야 여행하는 입장이니 하루 이틀 재밌지만, 살라고 하면 참 심심할 것 같은 동네네요.

마리아가 "구글 어스"같다고 말한 사진

열기구 투어 최대 높이는 1.5km 라는데 그 정도까진 안올라간 것 같습니다.
대략 1km 정도? 느긋한 시간 즐기면서 대략 1시간 정도 코스로 착륙 지점을 찾아갑니다.

선장 님은 중간중간 가이드의 역할도 맡습니다.
영어도 잘 안들리거니와 경치에 감탄하고 사진 찍느라 무슨 소릴 들었는지 잘 기억나진 않네요.
아마 마리아 사진 찍을 생각에 정신 없었을 겁니다.

호주에서 온 애쉬와 멜 커플,
여행 중 다른 호주 애들과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을 때,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많은 도움을 줬던 친구들이었습니다. 커플로 여행다니는 모습이 어찌나 부러웠던지...

비행이 끝나가며 슬슬 고도가 낮아지고 있습니다. 착륙 지점은 딱히 정해져 있는 건 아니고 선장 아저씨 마음대로입니다. 담당 벤이 착륙하는 지점으로 쫓아와 오전 식사 테이블을 세팅해 놓더군요.
나름 근사한 아침식사입니다.

비행 후 기념 사진.
난 파파라치 할테니, 넌 내 전속모델해라.
이런 모델과 함께 여행을 하고, 멋진 풍경과 함께 사진에 담을 수 있으니 사진 찍는 일이 더더욱 즐겁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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