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행기 5편 - 요세미티 국립공원
며칠이나 지났다고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기 시작해 사진을 옆에 두고 보며 적습니다. 남편이 제가 글 올리는 걸 알고 기겁해서 그만둘까 고민했으나..거의 막바지고 시작한 거 끝은 봐야 할 것 같기에 이어갑니다. 아직까지 바이오리듬이 그쪽 시간대에 맞춰져 있어 초저녁부터 자고 새벽에 일어나는 패턴… 조만간 강제로라도 리셋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 알라모 카 렌탈센터…제발 이번에도 잘 넘어가게 해 주세요…기도가 통했습니다. 휴…이로서 솔트레이크시티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에서도 국제운전면허증 없이 한국 영문운전면허증만으로 렌터카 대여에 성공했습니다. 여러분… 저희처럼 바보짓 안 하실 테니 쓸데없는 당부겠지만 국제운전면허증 잊지 말고 꼭 챙겨 가세요. 진짜 차 빌릴 때마다 매번 쫄려 죽는 줄 알았습니다.
바로 요세미티로 출발합니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길… 이때까지와는 달리 너무 지루합니다. 그동안의 운전 거리에 비하면 샌프란시스코에서 요세미티까지는 껌 같이 느껴졌는데..엄밀히 수도권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에 해당하는 장거리입니다.
하루 휴식 후 아침부터 관광에 나섭니다. 폭포까지 가는 하이킹이 유명한데 이 시즌엔 말랐다길래 다 빼고 드라이브 위주로 구성하니 하루 반 정도면 충분히 커버 가능해 보입니다. 요세미티를 처음 본 남편의 소감은 “도봉산이네” 입니다. 규모가 몇십 배 더 크고 멋지지만 본질은 도봉산이랍니다 ㅋ 그리고 천연요새.






티오가 로드. 겨울과 봄 동안은 폭설과 결빙 때문에 폐쇄하고 여름과 가을 동안만 개방한다 합니다. 그런데 공원에 들어선 순간부터 탄내가 났고 이 부근으로 오니 연기 때문에 뿌얘서 검색해보니 산불이 났다 합니다. 다행히 중앙 밸리와 티오가 로드는 여전히 개방 중이지만 워낙 제어하기 어려운 구역에서 산불이 발생해 아직 전체 산불의 15%밖에 진화하지 못했다 합니다. 비단 여기뿐 아니라 캘리포니아 지역 전체가 건조하다 보니 산불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것 같습니다.






터널뷰. 가면 저절로 와~ 소리가 나오는 단연코 요세미티 내 원톱 뷰포인트입니다. 왼쪽으로는 엘 카피탄, 정면 멀리로는 하프 돔,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브라이들베일 폭포가 한눈에 펼쳐지는데 그저 한 폭의 그림입니다.


엘 카피탄. 스페인어로 대장. 네, 대장 맞습니다. 잡초들이 끈질긴 생명력으로 돌산에서도 조금만 평탄한 지대가 형성되면 뿌리내리고 자라는데 어찌나 수직 낙하인지 잡초 하나 없이 맨들맨들합니다. 전 세계 암벽등산가들의 성지라는데 어째 한 명도 안 보입니다. 화재 때문에 경보령이라도 내렸나 했는데 앞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보니 암벽을 타고 있는 사람이 보입니다. 헉… 맨눈으로는 도저히 안 보이는데… 아래에서 보면 그리 안 높아 보이지만 실제론 엄청 높은가 봅니다. 이거 옐로스톤 돌산에서 산양 찾던 사람들 모임에 끼어 망원경 빌려보던 때랑 어째 오버랩됩니다. 공원 안에서는 원웨이라 숙소에서 왔다 갔다 하며 계속 마주쳤는데 때에 따라 통행세라도 납부하고 통과해야 할 것처럼 위압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마치 산적 두목처럼 ㅋ



(참고로 보이는 거 사람 아닙니다)
어디선가 나타난 사슴 가족. 처음엔 한 마리만 보이더니 한 마리가 더 나타나고 또 한 마리가 나타납니다.

늙은 나무. 족히 몇백 년은 돼 보입니다.

요세미티 관광 마지막 날 아침, 날이 밝자마자 요세미티의 알프스라는 글레이셔 포인트로 달렸으나 입구에서 컷당합니다. 화재 때문에 폐쇄됐답니다. 관계자가 맥가이버처럼 차에 기대선 채 지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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