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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니엘 블레이크 봤습니다


국가 복지 시스템이 사람 구하기라는 본래 목적을
잊었을 때 어떤 비극이 생기는지 바로 보여줌
단순히 가난한 사람들을 불쌍하게 그리는 데서
끝나지 않고, 관료주의 행정이 사람의 존엄성을
어떻게 조금씩 갉아먹는지 현실감 있게
보여주는 게 이 작품의 진짜 모습임
정작 도움받으러 간 행정 기관에서 기계 다루듯
사람을 튕겨내는 모습이 현실을 너무 그대로
옮겨놔서 보는 내내 답답함과 화가 동시에 밀려옴
시스템 앞에서 한없이 힘없는 인물들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 특히 기억에 남음
주인공과 주변 이웃들은 서로에게 어설픈 동정이나
거창한 시혜를 베풀지 않음
각자 자기 삶을 버텨내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나보다 조금 더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을 보고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며 서로의 인간다운 존엄을
지켜주려고 애씀
이 소소한 온기가 차가운 시스템의 풍경과
대비되면서 강한 여운을 남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랑 바로 직결된 복지라는
소재를 다루다 보니, 보는 내내 남 일 같지 않고
만감이 교차함
개인의 잘못이 아닌데도 사회적 안전망에서 떨어져
나간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복잡한 서류 절차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받아야 할 최소한의
존중이라는 점을 확실히 상기시켜 줌
관객에게 우리가 어떤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물음을 던지는 영화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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