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추리소설 엘리펀트 헤드 감상

불펜에서 추천하는 것을 보고 읽게 되었습니다.
줄거리는 주인공인 정신과 의사가 정체불명의 약을 투여한 이후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내용입니다.
책의 처음은 주인공이 아닌 인물의 시점으로 시작하여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끝나며
이후 주인공의 시점으로 시작하는데, 앞의 내용에 당황하지 말고 계속 읽다 보면 책의 중반 이후에 초반 엔딩의 의미를 알게 됩니다.
그러니까 대략 250p 전후에야 본론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 입니다.
이 소설의 특징이자, 다른 추리소설과의 차별점은
무려 양자역학 이론을 차용해 핵심적인 내용을 전개하는데, 저처럼 문송한 사람도 대략 알아 듣게 소설 속
세계관의 현상과 법칙을 설명하고, 이것을 이용하여 독특한 트릭을 만들었니다.
그리고 추리를 위해 물리법칙을 설명하고 수학공식에 함수까지 등장시키는 등 치밀한 근거를 제시합니다.
단점은 트릭이나 반전을 위해 인물들의 개연성을 너무 많이 희생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자기 무덤을 파는 말을 모두 앞에서 이야기하는 장면이나 부잣집 자식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상대방과 연애관계에 있다던지, 살인 동기도 이해하기 어렵고, 홈즈나 포아로 뺨을 후려칠 정도의 추리력을 보여줘 놓고 주변 인간관계 조차 파악하지 못 하는 등 이외에도 거슬리는 사항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후반의 트릭과 반전을 보여주는 과정이 너무 늘어지고 보는 사람을 지치게 만듭니다.
이 문제를 해결했다 싶은 상황에서 갑자기

식의 전개를 하고
아 그렇구나. 정답은 저게 아니고 이거 였어! 싶은면

가 또 나오니 트릭이고 반전이고 뭐고 그냥 보는 게 피곤했습니다.
아 그리고 이 소설은 상당한 불쾌감을 주는 장면(동성강간, 근친 같은 변태적인 성욕을 보여주는 묘사들)
이 있기 때문에 거를 실 분들은 거르시길 바랍니다.
[살육에 이르는 병] 보다 한 수가 아니라 두 수 정도는 불쾌함의 수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감상은
세계관과 소재의 독창성은 높게 평가하나 인물들의 언행 등 개연성이 거슬렸고,
후반 트릭과 반전에 너무 과하게 힘을 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식의 전개는 호기심과 신선한 충격은 커녕
오히려 단점으로 다가와 굳이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정통 추리소설과는 차별화된 독특한 소재에서 오는 신선함이 좋다는 분들
반전에 반전에 반전을 매우 좋아하시고 역겨움에 내성이 있는 분이라면 읽어 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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