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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초반 직장인에 대한 소고.txt


본인이 20대에 처음 직장 생활을 했을 때 당시 팀장이었던 40대의 직장인 L씨가 있었습니다.
L씨가 속한 팀에는 세 명의 팀원들이 있었고 저는 그 팀에 속하여 같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L씨는 회사에서 전형적인 '월급도둑'이었습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으며
그럼에도 팀장으로서의 권위는 지켜야 했기에 전형적으로 본인의 무능력을 팀원 탓을 하며
그 책임을 전가하는 못난 상사였으며 그래서 모든 팀원들이 팀장을 몹시 싫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무능력을 모를 리 없는 회사의 대표를 비롯한 중역들을 만나기만 하면 깨지는 일이 다반사였기 때문에
그는 이사가 주관하는 월요일 팀장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제일 싫어하고 외근 등을 핑계로 도망다니기 바빴습니다.
어느날 한창 대표에게 심하게 깨지고 온 팀장이 한숨을 푹푹 쉬며 당시 신입이나 다름 없던 저에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야. 나 진짜 회사 다니기 싫다."
그때 저는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만 두면 돼지, 왜 다니는 거지?'
그때 신입사원이었던 제 눈으로 보기에도 L씨는 정말 죽도록 회사를 다니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기혼에 자녀가 있는 남성이라 쉽게 회사를 그만두지 못한다는 사실은 그때도 이해하고 있었지만
그만두지 못하면 열심히 해서 만회를 할 생각은 안하고 왜 요령만 피우려 하는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회사를 오래 다니고, 그때 봤었던 팀장과 비슷한 나이와 경력을 지내다 보니
이해가 가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여러 회사를 경험하면서 그 나이대 - 40대 초입 - 에 진입한 직장인들은 그 시기가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중대한 국면의 전환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건 바로 이 조직의 수뇌부에 편입할 수 있냐, 없느냐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일입니다.
조직의 수뇌부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직급이 높아지는 것만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직장인이 조직의 수뇌부로 가기 위해서는 조직을 오너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만한 능력의 여부를 검증 받게 됩니다.
단순히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한다, 이런 것은 그 이하의 실무자급에서 이미 검증되었어야 하고
수뇌부로 오르기 위해서는 그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하는 실무진을 지휘하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회사의 비전까지도 제시할 수 있는, - 즉 오너를 대리하여 조직을 이끌 능력의 여부를 시험하는 기초 단계인 것입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여기서부터 자신의 역량이 한계가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한계를 처음 체감하는 것이 대략 40대 초반인 듯 합니다.
이제 실무자에서 팀장급으로 격상되는 시기이기도 하고 실무는 기본이고 +@의 스킬을 요구 받기 시작합니다.
나 혼자만 잘하는 것은 이제 별 의미 없고 말 조직 내의 소조직을 잘 이끌어 성과를 내는게 필요한 시기인 것입니다.
여기서 자신의 한계를 직감한 직장인들은 이 조직 내에서 자신의 남은 생명을 헤아리기 시작합니다.
수뇌부가 될 수 없다면 이 조직에서 언제까지고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됩니다.
그때부터 '버티기 모드'로 들어가게 됩니다. 언젠가는 내보내질 텐데 최대한 버텨서 그 기간을 연장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죠.
이때 본격적으로 상부에 정치를 시도하며 업무 외적으로 호감을 얻으려 하기도 하고
부하 직원들의 공로를 제껏인양 가로채고 착취하는 상사의 추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합니다.
사실 그렇게 버티지 않고도 회사에서 오래 살아 남을 수 있는 법은 있습니다.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의 찬탈을 초연하게 받아들이고 자리를 내주면 됩니다.
하지만 그 치욕을 견딜 수 있는 직장인은 많지 않습니다.
아주 냉정하게 얘기하면, 순리대로라면 회사에서 요구하는 자리에 맞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그 자리에 있으면 안됩니다. 이건 십수년 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부분입니다.
그 개인에게는 냉혹하게 들릴지 몰라도 조직 전체와 동료, 부하, 상사들에게 모두 피해를 끼칩니다.
이런 상황에 떨어지지 않는게 제일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그 구렁텅이에 빠진 직장인들은
그 한계를 본능적으로 직감한 시점부터 '패잔병'과 비슷한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마치, 무한경쟁의 치열한 조직 사회라는 전쟁터에서 패배하여 전상戰傷을 입은 것과 같습니다.
그때 오는 감정이 무기력함과 능동성의 상실입니다. 어차피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구조적인 유리천장?에 수뇌부에 편입되는 것은 물 건너갔다, 어차피 해도 안되는 일이니
존버나 하자, 괜히 뭐 한다고 설쳐봤자 위에서 다 컷 당하니 그냥 욕이나 안 먹는 수준을 유지하자.. 이렇게 되는거죠.
제가 20대 직장인이었을 때는 당시 40대의 직장인들의 그 심리, 직무에 대한 태도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그게 그 사람이나 누가 나빠서 그런게 아니라 더 이상 성장을 기약할 수 없는 직장인들이
조직으로부터 버려지지 않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는 것을 비슷한 경력이 되어서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40대가 되어서도 그 한계를 느끼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계를 느낀다는 것은, 성장이 멈추었다는 표현과 일맥상통합니다. 조직 내에서 성장이 멈추었다는 것이죠.
왜 성장이 멈췄을 까요? 근속 년수가 길어져 직급이 오르고 자신이 조직 내에서 해야 할 일은
더 고도화되었는데 정작 능력이 향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런 케이스를 허다하게 경험했습니다.
위치는 팀장인데 그 팀장의 역할을 못하는 것이고 자신의 직책과 직급이 있고 회사가 그 직책과 직급을
준 이유가 있는데 그걸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이렇다 할 노력도 하지 않습니다.
조직에서 요구하는 것을 해내지 못할 경우 직장인은 자신의 위치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그 위기감을 느끼며 긴장을 하면서도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변할 리가 있나요? 결국 도태되는게 순리일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조직에서는 자신의 위치와 자신의 위치에서 해야 하는 일을 정확히 파악하여 끊임 없이 노력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위치가 높아질 수록 더욱 더 중요하고 어려운 일을 해결해야 하고, 그걸 하지 못하는데
계속 자신의 위치에서 오는 이점을 향유하겠다고 버티고 있는 것은 나쁘게 얘기하면 도둑놈 심보나 다름 없습니다.
예전에 노오력이 부족하다는 조롱이 있습니다만, 청년들에게는 조롱이지만 프로페셔널에게는
능력이 안되면 노오력 만큼이라도 빡세게 해야만 가까스로 자리를 보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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