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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야, “2012년으로 돌아가면 비트코인 사면 되냐?” 물었을 뿐인데 소설이 나왔습니다 ㅋㅋ

‌그냥 비트코인 옛날 가격 얘기하다가
“시간여행이 아니라 미래의 기억만 과거의 나에게 덮어쓰면?”
이런 얘기로 발전해서 같이 소설을 써봤습니다.
처음엔 그냥 재테크 회귀물인데 점점 이상한 데로 갑니다 ㅋㅋ
일단 1화만 올려봅니다.
1. 관찰자
“2012년에 한국에서도 비트코인을 살 수 있었나?”
내가 그렇게 물은 건 정말 아무 이유도 없었다.
점심시간이었고, 일은 하기 싫었고, 요즘 비트코인이 다시 올랐다는 기사를 봤다.
그때 천만 원만 넣었으면 지금 얼마였을까.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생각이었다.
화면 속 대답은 친절했다.
2012년에도 가능했다.
거래소는 불편했지만 개인거래와 채굴이 있었고, 당시 비트코인은 몇 달러에 불과했다.
나는 계산기를 두드렸다.
“그럼 그때 천만 원 정도 대출받아서 샀으면?”
숫자가 나왔다.
웃음이 나왔다.
“이야. 진짜 돌아갈 수만 있으면.”
그 순간까지 나는 몰랐다.
누군가가 그 대화를 보고 있었다는 것을.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은 천장이었다.
누렇게 변색된 벽지.
형광등 가장자리에 붙어 있는 작은 날벌레의 흔적.
나는 한동안 아무 생각 없이 그것을 바라봤다.
익숙했다.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이상했다.
몸을 일으켰다.
허리가 아프지 않았다.
그것도 이상했다.
침대 옆에 놓인 휴대전화를 집었다.
화면이 켜지지 않았다.
습관적으로 엄지손가락을 갖다 댔다가 멈췄다.
버튼이 있었다.
물리 버튼.
잠시 그것을 바라보다 눌렀다.
화면에 날짜가 떴다.
**2012년 3월 17일 토요일.**
나는 피식 웃었다.
“꿈이네.”
다시 누웠다.
이런 꿈은 몇 번 꿔본 적 있었다.
군대에 다시 들어가는 꿈.
고등학교 교실에서 시험을 보는 꿈.
예전에 살던 집에서 눈을 뜨는 꿈.
대부분 조금만 지나면 어딘가 이상한 부분이 나타났다.
시계 숫자가 뒤집혀 있다거나, 문을 열었는데 전혀 다른 장소가 나온다거나.
그래서 기다렸다.
꿈이 망가지기를.
그런데 아무것도 망가지지 않았다.
창밖에서 자동차가 지나갔다.
어디선가 아이가 울었고, 위층에서는 청소기를 돌리는 소리가 났다.
냉장고 모터가 켜지는 소리도 들렸다.
모든 것이 지나치게 정상적이었다.
휴대전화를 다시 들었다.
삼성 로고.
작은 액정.
내가 한동안 쓰다가 바꿨던 전화였다.
전화번호부를 열었다.
사람들의 이름이 있었다.
십 년 넘게 연락하지 않은 사람.
지금은 결혼해서 아이가 둘인 사람.
퇴사한 사람.
죽은 사람.
손가락이 멈췄다.
죽은 사람.
나는 그 이름을 한동안 바라봤다.
전화 버튼을 누르려다가 멈췄다.
심장이 갑자기 빨라졌다.
꿈에서 심장이 이렇게 뛰었던가.
욕실로 들어갔다.
거울 속에 서른두 살의 내가 있었다.
머리숱이 조금 더 많았다.
눈가의 주름도 없었다.
얼굴을 만졌다.
거울 속 남자도 얼굴을 만졌다.
“미쳤네.”
목소리가 나왔다.
생각보다 젊은 목소리였다.
컴퓨터를 켰다.
부팅음이 들렸다.
바탕화면 한쪽에 내가 오래전에 잊고 있던 파일들이 있었다.
익스플로러를 열었다.
뉴스 사이트로 들어갔다.
날짜를 확인했다.
2012년 3월 17일.
다른 사이트.
2012년 3월 17일.
네이버.
2012년 3월 17일.
검색창에 손을 올렸다.
무엇을 검색해야 할지 생각했다.
미래.
2026년.
비트코인.
코로나.
몇 글자를 썼다가 전부 지웠다.
당연히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대신 한참 동안 가만히 앉아 기억을 더듬었다.
이 시기에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있었지.
회사.
상사.
월급.
집.
친구들.
통장 잔액.
놀랍게도 기억났다.
2012년의 기억도 있었다.
그리고 2026년의 기억도 있었다.
둘이 겹쳐 있었다.
어젯밤 무엇을 먹었는지도 기억났고, 십사 년 뒤 점심시간에 인공지능과 나눴던 대화도 기억났다.
비트코인.
2012년.
천만 원.
나는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
“설마.”
웃음이 나왔다.
처음에는 조금.
그러다 점점 커졌다.
혼자 방 안에서 한참을 웃었다.
이 상황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게 비트코인이라는 사실이 너무 우스웠다.
시간을 거슬러 왔다.
십사 년이 사라졌다.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이 아직 오지도 않았다.
그런데 첫 생각이 대출이었다.
나는 인터넷뱅킹에 접속했다.
잔액을 확인했다.
별것 없었다.
기억과 거의 같았다.
신용대출 메뉴를 찾았다.
마우스 커서가 멈췄다.
천만 원.
어제 내가 했던 말이었다.
‘그때 천만 원 정도 대출받아서 샀으면?’
그 순간 웃음이 멈췄다.
이상했다.
너무 정확했다.
왜 하필 2012년이지?
왜 하필 내가 그 이야기를 한 직후지?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정말 돌아온 것인가?
그 질문을 처음으로 제대로 생각했다.
만약 내가 2026년에서 2012년으로 이동했다면, 2012년의 나는 어디로 갔을까.
지금 이 몸은 분명 서른두 살의 내 몸이었다.
상처의 위치까지 기억났다.
책상 서랍 안에 무엇이 있는지도 알았다.
어제 이 몸이 무엇을 했는지도 기억났다.
그렇다면 나는 이 몸을 빼앗은 게 아니다.
2012년의 나는 그대로 있었다.
그 위에 십사 년의 기억이 하나 더 얹혔다.
나는 모니터를 바라봤다.
조금 전까지 웃기만 했던 상황이 갑자기 섬뜩해졌다.
“내가 온 게 아닌데.”
작게 말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기억이 온 거잖아.”
방 안이 조용했다.
그날 나는 비트코인을 사지 않았다.
대출도 받지 않았다.
대신 노트를 하나 샀다.
집 근처 문구점에서 가장 평범한 대학노트를 골랐다.
첫 장에 날짜를 적었다.
**2012년 3월 17일.**
그 아래에 내가 확실하게 기억하는 것들을 적기 시작했다.
너무 큰 사건은 일부러 제외했다.
대통령.
전쟁.
대형 재난.
그런 것은 나중 문제였다.
먼저 내가 미쳤는지 확인해야 했다.
며칠 안에 확인할 수 있는 것.
스포츠 경기 결과.
연예 뉴스.
회사에서 벌어질 일.
친구가 할 말.
다음 주 주가.
아주 사소하고, 내가 영향을 줘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들.
열두 가지를 적었다.
그리고 노트를 덮었다.
첫 번째는 이틀 뒤였다.
회사에서 부장이 회의 도중 커피를 쏟는다.
별것 아닌 기억이었다.
왜 그런 걸 기억하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기억났다.
월요일 오전 10시 20분쯤.
회의실.
부장이 자료를 넘기다가 종이컵을 건드린다.
나는 월요일 아침 일찍 출근했다.
회의가 시작됐다.
10시가 됐다.
10시 10분.
15분.
내가 잘못 기억한 걸까.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기 시작했다.
역시 꿈이었나.
혹은 내가 만들어낸 기억인가.
10시 21분.
부장이 자료를 넘겼다.
팔꿈치가 종이컵을 건드렸다.
커피가 테이블 위로 쏟아졌다.
“아, 씨.”
사람들이 일어났다.
휴지를 찾았다.
누군가는 웃었다.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노트에 적었던 문장이 머릿속에서 그대로 떠올랐다.
**부장이 회의 도중 커피를 쏟는다.**
그날 저녁 두 번째 일이 맞았다.
수요일에는 세 번째.
금요일에는 네 번째.
일주일 뒤 열두 개 중 열한 개가 맞아 있었다.
틀린 하나는 내가 개입한 사건이었다.
친구에게서 전화가 올 것을 알고 먼저 전화를 걸었다.
그래서 그 친구의 전화는 오지 않았다.
노트의 마지막 항목 옆에 나는 한 줄을 적었다.
**미래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한참 생각하다 그 밑에 한 줄을 더 썼다.
**내가 건드리면 달라진다.**
그리고 조금 뒤 마지막 문장을 추가했다.
**그렇다면 어디까지 건드려도 되는가.**
그때는 몰랐다.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내가 몇 번이나 세상을 다시 쓰게 될지.
그리고 마지막에는,
세상을 고치는 일을 그만두게 될 것이라는 것도.
1화 끝!
반응이 좋으면 이어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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