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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티키 미서부 여행기 (08) - 세도나 지프 투어



세도나에서는 지프 사막 투어 옵션을 했습니다.
기본 투어비도 비싼 편인데, 옵션비도 만만치 않네요
요샌 환율도 개판이라 여행 떠나는 것도 무섭습니다.
하여튼 짧은 시간 둘러보기에 이렇게 옵션 선택하는 게 낫습니다.

50명에 이르는 컨티키 멤버들을 태우기 위에 빨간 지프들이 줄줄이 서 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가 보이질 않네요...
"아직 마리아가 안왔단 말이야, 아직 출발하면 안된단 말이야!"
ㅈㅅ...유머 1번지 세대의 개그 수준이 이렇습니다.

지프 투어를 진행하는 운전사 아저씨들은 모두 카우보이 복장이네요. 미국에선 카우보이야 말로 진정한 남자래나 머래나...
어디선가 스쳐들은 이야기라 신뢰도를 위해 제미나이에서 검색해보니,
카우보이야 말로 마초적 남성성의 최정점이라고 설명해 주네요. 엄청 거창하네.

빨간 지프는 마을을 벗어나 외곽을 향해 달려갑니다.
붉은 암석과 푸른 하늘이 이루는 멋진 경치와 씌원한 바람이 지프 투어의 기분을 한껏 높여주는군요.

이탈리안 로자리아, 제 미국 여행기의 여주인공이나 다름없는 브라질리언 마리아, 독일인 스테파니, 일본인 타카히로, 영국인 캔디스.
명실상부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모였네요.
마리아는 어김없이 제가 있으면 따라옵니다. 푸하하

마을을 벗어난 지프는 곧 오프로드로 들어서게 됩니다.
상당히 험한 길이라 차량도 요동을 치는군요.

승차감은 꽝이라도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정말 멋집니다.
카우보이 아저씨는 세도나의 토양엔 철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이렇게 붉은 색을 띄고 있다 말해주네요.
세도나에서 솟는 지하수 맛 역시 그 철분 때문에 독특하다고 하는데, 오대산인가 설악산에 마셔봤던 쇠맛 나는 그 광천수 맛이 아닐까 싶네요.
피프티 피프티도 쇠맛나는 음악으로 타이틀 곡 정해서 한 번 제대로 떠야 할텐데....

애리조나의 사막답게 미국스러운 선인장들도 보이곤 했는데, 광각렌즈라 잘 담기지 않는군요.
연간 강수량이 상당히 부족한 곳이지만 수목들은 씩씩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세도나에서 자라는 선인장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특별한 샴푸가 있다던데, 오직 애리조나 주에서만 생산한다는군요.

카우보이 아저씨는 험한 길이 등장하면 일부러 더 액셀을 밟아 신나는 분위기를 띄웁니다.
엉덩이가 아플 정도로 격한 요동을 치지만, 오히려 그런 시간이 더 즐겁네요.
엉덩이로 세도나를 느끼고 있습니다.

지프들은 대충 30분 정도 달려와 전망 좋은 곳에 멈춥니다.
주변은 암석들이 병풍처럼 둘러 있어 분지 비슷한 지형이네요.

처음으로 마리아와 같이 사진을 찍긴 했는데...
다시 같이 찍으면 안될 것 같네요.
키, 비율....A.I로 수정해서 올릴 걸 그랬습니다.

마리아와 놀기 바쁜데, 스테파니는 자신의 점프샷 찍어달라며 몇 번을 뛰어 오릅니다.
마음에 드는 사진 나올 때까지.
활동성이 대단하네요.

캐트린과 알리샤.

호주에서 온 캐런은 아저씨의 권총 소품(미국이라 진짜일수도 있음)을 빌려다 기념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덩치가 무지막지하게 크고 목소리도 크고 우렁차서 처음엔 여자가 아닌 줄 알았는데...
며칠 지켜보니 여자애더군요.
무슨 격투기 선수인 줄 알았네요.

여행에 참여한 친구들과 함께 단체 사진도 찍습니다.
친구들이 각자의 사진기를 앞에다 가져다 놓으면 카우보이 아저씨들이 돌아가며 사진을 찍어 줍니다.
제 사진기에는 광각이 물려 있으니 가까이 다가와서 찍어 달라 그리 말했건만...
그냥 이렇게 찍어 주고 마는군요.
애리조나 촌동네의 카우보이들이라서 제 유창한 영어 발음을 알아듣지 못한 것이 확실합니다.

실컷 사진찍고 놀다가 이제 돌아갈 시간입니다.
좋은 시간들은 왜이리 빨리 지나가는지....


대시보드에 끼어 있는 붉은 흙먼지들 보이시나요?
세도나의 흙먼지는 너무나 미세해서 웬만한 틈으로 다 스며 들어간다고 합니다.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할 때 보니 콧구멍, 귓구멍 할 것 없이 여기저기서 엄청난 먼지가 묻어 나오더군요.
그런데 ... 더 큰 문제는 사흘 후... 발생합니다.
스트로보(플래쉬)가 이상하게 발광이 약하고 연사 때도 잘 작동하지 않아 점검을 했더니... 글쎄... 배터리 팩 내부로 철먼지가 스며 들어 건전지들을 죄다 부식시켜 버렸더군요. 새로 산 에네루프 배터리였는데...
이로 인해 호텔 방에서 스트로보 분해하고 청소하느라 난리도 아니었네요.

이제 마을로 돌아가면서 지프 투어가 끝이 납니다.
돌아가는 길의 청량감은 잊지 못할 정도였네요. 세도나에서 곱게 받아온 볼텍스 에너지를 잘 끄집어내서
오늘 퇴근 길에는 로또 한 장 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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